평생 일궈온 자산, 어떻게 다음 세대로 넘길 것인가
가족의 부를 안정적으로 물려주고, 혹여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은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자산 규모가 크든 작든, 자신의 재산을 다음 세대에 전달할 때에는 명확한 계획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상속세를 줄이는 문제만이 아니라, 가족 간 갈등을 예방하고, 장기적으로 가문의 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산 계획과 자산 이전 전략의 개념부터, 상속·증여·유언장·세금 이슈, 그리고 패밀리오피스까지 폭넓게 살펴보겠습니다.
1.유산 계획의 중요성
유산계획이란, 사후에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미리 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적·재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히 “누가 얼마를 받을지” 결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세금 부담, 가족 간 갈등, 법적 분쟁 가능성 등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절차가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런 사고로 재산 소유주가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면 남은 가족들은 해당 자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해지기 쉽습니다.
반면 유산계획이 잘 되어 있으면, 필요한 서류와 절차가 사전에 정비되어 있어 부동산·예금·주식 등 자산을 원활히 이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생전 증여나 보험·신탁 등을 활용해 세금 최적화를 시도하면, 상속세 부담을 크게 줄이고 가족 전체의 재정 안정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2.자산 이전 전략 기본 개념
자산 이전 전략은 유산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무적 방법론입니다.
예를 들어, 증여(생전 이전), 상속(사후 이전), 신탁, 법인 설립, 보험, 공동 명의, 해외 법인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각 방법은 법률·세제·재무 상황에 따라 장단점이 있으며, 특히 대규모 자산일수록 단순 상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때론 가족이 공동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구조(예: 패밀리오피스)를 만들거나, 신탁을 통해 전문 기관에 관리·분배를 맡기기도 합니다.
자산 이전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 싶은가”입니다.
예컨대 자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이전인지, 여러 상속인 간 공평한 배분인지, 혹은 특수 목적(사회 공헌, 재단 설립 등)인지를 먼저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 다음, 재산 규모와 형태(부동산, 주식, 현금성 자산 등), 가족 구성, 해당 국가 법률, 예상 세금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3.상속과 증여의 차이점
상속과 증여는 모두 재산을 물려주는 행위지만, 시점과 절차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상속은 재산 소유주가 사망한 후 법정 절차에 따라 상속인에게 자산이 이전되는 것이고, 증여는 생전에 재산 일부를 미리 이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속
장점: 계획을 상세히 하지 않아도, 민법의 법정 상속 순위에 따라 절차가 진행됨
단점: 상속 개시 시점에 따라 갑작스런 세금 부담, 유언장 미비 시 갈등 발생 가능
증여
장점: 생전에 재산 소유주가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 있고, 상속 시점 이전에 재산 일부를 옮겨 세금 분산 효과가 있음
단점: 타이밍 조절이 필요하고, 단기간에 대규모 증여 시 높은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음
때로는 상속과 증여를 조합해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일정 금액을 증여해 증여공제 한도를 나누어 쓰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질문: 증여를 통해 세금 부담을 줄이려면 어떤 점들을 유의해야 하나요?
답변: 증여를 통해 세금 분산을 노리는 것은 많은 자산가들이 사용하는 절세 전략입니다.
일반적으로 증여세 공제 한도가 10년 간 합산해 적용되므로, 일정 간격으로 나눠서 증여하면 한도 내에서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예: 성인 자녀는 5,000만 원, 미성년 자녀는 2,000만 원 공제).
또한 본인 소득보다 너무 큰 금액을 편법 증여받으면, 추후 과세당국이 ‘증여 추정’을 할 수 있으므로, 합법 범위 내에서 자금 출처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만약 주식이나 부동산을 증여하는 경우, 시가 평가 기준을 잘 파악해 실제 과세 표준을 정확히 계산해야 하며, 감정평가나 매매 사례 비교를 통해 과세 당국과의 시가 산정 차이를 최소화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증여 방식 역시 단순 현금뿐 아니라 부동산 지분, 주식 지분, 보험금 수익자 지정을 통한 변형된 방식 등이 있으므로, 자산 구조에 맞춰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최적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4.유언장 작성 및 위탁 관리
유언장은 사후에 유산을 어떻게 분배할지 법적 효력을 갖게 하는 문서입니다.
대부분 ‘나중에 쓰면 되지’라며 미루곤 하지만, 갑작스런 사고에 대비하지 못하면 가족 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유언장 작성 시에는 몇 가지 형식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자필 유언장은 본인이 손으로 직접 써야 하고, 날짜, 서명, 날인이 명확히 기재되어야 합니다.
공증 유언장(공정증서 유언)을 만들면 법적 분쟁 우려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언장을 어떻게 보관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혹여 가족이 유언장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일부 상속인이 고의로 폐기하는 상황을 피하려면, 공증사무소나 법무법인,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보관을 맡기기도 합니다.
또한, 신탁(Trust) 제도를 활용해 생전 혹은 유언 형태로 자산을 신탁사에 맡겨, 위탁 관리 후 특정 시점에 수익자에게 분배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전문적인 운용과 안정적인 분배가 가능해 부유층 사이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질문: 유언장을 작성하지 않고 사망했을 때, 상속 절차와 분쟁 위험은 어떻게 되나요?
답변: 유언장 없이 사망하면, 민법이 정한 법정 상속 순위와 지분율에 따라 유산이 분할됩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와 자녀가 상속인일 경우, 그 지분이 법에 의해 자동 결정되지만, 가족이 다수를 이루는 대가족이나 재혼·이혼 상황 등 복잡한 사정이 있으면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재산이 부동산·주식 등으로 다양하게 나뉘어 있을 경우, 각 상속인이 어느 재산을 얼마만큼 가져갈지를 놓고 협의가 지연되거나 소송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속 재산 분할 협의서’를 모든 상속인이 합의해 작성해야 하는데, 의견 충돌로 합의가 안 될 시 법원 조정을 거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미리 유언장을 작성해 두면, 고인이 원하는 대로 재산이 분배되는 데다 가족들이 법적 절차를 간소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규모 자산이 아니더라도, 유언장을 작성해 놓는 것이 가족 간 갈등을 예방하고 신속한 상속 절차를 보장하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5.국내외 법률 및 세금 이슈
유산 계획과 자산 이전에서 가장 복잡한 부분이 바로 세금 이슈입니다.
한국의 경우, 상속·증여세율이 최대 50%까지 올라갈 수 있고, 대규모 지분이나 부동산이 포함된 경우 세금 부담이 상당합니다.
또한 자녀가 여러 명일 때 지분 분할 문제, 가업 승계를 할 때 요건 충족(고용 인원 유지, 업종 변경 제한 등) 등의 제도적 장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외 자산을 보유한 경우엔 이중 과세 방지를 위한 조세 조약, 해당 국가의 상속·증여세 제도, 재산 신고 의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미국, 유럽, 싱가포르, 홍콩 등 국가마다 상속·증여 규정이 달라, 복수 국적이나 해외 거주자가 얽혀 있는 가정이라면 전문가 조언이 필수적입니다.
아울러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금 최적화(절세) 전략을 세울 수 있으나,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편법·탈법 행위로 간주되면 추후 과세 당국의 조사와 거액의 추징금을 부담하게 됩니다.
질문: 해외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한국 거주자가 상속·증여받는 경우, 어떤 절차와 세금 문제가 생기나요?
답변: 해외 자산을 상속·증여받으면, 해당 국가의 법률과 한국 법률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 부동산이 있으면, 미국 측 상속세 또는 양도소득세 규정을 확인해야 하고, 한국에서는 세계 어디서든 발생하는 상속·증여를 과세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따로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다행히 여러 국가 간에는 이중 과세를 방지하기 위한 조세 조약이 체결돼 있는 경우가 많아, 한쪽 국가에 납부한 세금을 다른 쪽에서 공제하는 형태로 중복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 국가별로 구체적 규정이 달라 복잡한 절차가 요구되므로, 현지 전문가(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의 자문이 필수적입니다.
또 해외 재산 신고 의무(예: 해외 금융계좌 신고, 해외 부동산 신고 등)가 있으므로, 이를 누락하면 추후 과태료나 세금 추징을 당할 위험이 큽니다.
결국 해외 자산 상속·증여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국제조세 조약과 양국 법률을 파악해 적법하고 효율적인 절차를 밟아야 문제가 없습니다.
6.패밀리 오피스 활용방법
자산 규모가 크고, 여러 국가에 분산되어 있거나 복잡한 사업 구조를 가진 가족은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는 가족 단위의 전문 자산관리 조직으로, 재무·법무·회계·세무·투자·부동산 등 복합적인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패밀리오피스는 주로 초고액자산가(UHNW)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자산가들도 공동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 공동 자금을 모아 법인을 설립하고, 그 안에서 전문 인력을 고용해 자산 운용·세금 관리·유산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체계를 갖추면 개인별로 매번 복잡한 절차를 처리하지 않아도 되고, 중장기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쉽습니다.
질문: 패밀리오피스를 만들 정도로 자산이 크지 않아도, 비슷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답변: 패밀리오피스는 일반적으로 수십 억 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초고액자산가를 위해 특화된 모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멀티 패밀리오피스(MFO)’ 형태로, 여러 가족이 함께 자금을 모아 공동으로 운용하거나, 프라이빗뱅킹(PB)·증권사·회계법인·법무법인 등이 협업해 소규모 자산가도 패밀리오피스에 준하는 컨설팅을 제공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예컨대 자산가끼리 협동조합 형태로 패밀리오피스를 구성해, 각자 일정 금액을 출자해 전문 인력을 고용하거나, 혹은 PB가 컨설팅 역할을 대신해 투자·세무·법률 자문을 통합 관리하기도 합니다.
물론 ‘패밀리오피스’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기능(포트폴리오 관리·유산 계획·세금 최적화)을 수행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도, 가족이나 친인척이 공동으로 재정 전략을 세우고, 전문 기관과 협력해 일종의 ‘반(半) 패밀리오피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7.장기적 관점에서 가문의 부를 지키는 방법
유산 계획과 자산 이전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문의 부를 유지·성장시키는 과정입니다.
경기가 변동하고, 세법이 개정되고, 가족 구성원 수가 달라지는 등 여러 변화가 찾아올 수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계획을 점검·보완해야 합니다.
가문 내에 ‘재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사람이 있으면 좋고, 외부 전문가(회계사, 변호사, 세무사, PB 등)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또한, 상속·증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넘겨받은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고, 다음 세대에게 전달할지 장기 로드맵이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자녀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이어갈 기업이라면, 유산이 단순한 자본이 아니라 경영 노하우와 리더십 교육까지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해 ‘가문 운영계획’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어떤 자산을, 어느 시점에, 누구에게, 어떤 형태로, 왜 넘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체계적으로 답변해가는 과정이 유산 계획과 자산 이전 전략의 핵심입니다.
질문: 가족 간 갈등 없이 장기적으로 자산을 지키려면, 어떤 소통 방식과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할까요?
답변: 가족이 여러 명이거나 자산 규모가 클수록, 유산 계획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첫째, 가급적이면 생전에 가족과 투명하게 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재산이 있고,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얼마나 배분될 예정인지, 가족 공동의 이익을 위해 어떤 부분을 협력해야 하는지를 충분히 설명하면 불필요한 오해가 줄어듭니다.
둘째,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전문 자문단(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이 참석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도록 하세요.
이는 가족 간 감정적 대립을 예방하고, “왜 이런 결론이 나왔는지”를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가족 헌장’ 또는 ‘가문의 철학’을 문서화해 공유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산을 물려받을 때 책임과 의무, 공익적 가치 추구 등 가문이 소중히 여기는 원칙을 합의해 두면, 세대교체 시기에도 가문의 부를 지키면서 갈등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정 규모 이상 자산이 있다면 패밀리오피스나 신탁 제도를 활용해 일원화된 관리 체계를 두면, 가족 간 분쟁을 조율하는 ‘중립적 기구’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유산 계획과 자산 이전 전략은 막연하게 “나중에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거나 갑작스런 상황이 닥치면 감당하기 힘든 문제로 번지곤 합니다.
따라서 생전부터 미리 준비하고, 세금·법률·가족 관계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체계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국세청, 법무부)나 금융기관(증권사, 은행), 그리고 전문 자문(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을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가족들과 충분히 대화하며 유산 계획을 실행해 보세요.
가문의 재산이 원활히 이전되고, 세대 간 갈등 없이 유지되는 것은 곧 가족 전체의 안정과 행복에 직결됩니다.
오늘 소개한 내용과 Q&A가, 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재산과 가족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