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은 관광의 자원이자 경제 성장의 열쇠가 될 수 있는가?
문화재는 단순히 과거를 기록한 유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국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자, 관광객의 발걸음을 유도하는 핵심 콘텐츠이며,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문화 기반 관광'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문화재의 경제적 가치와 산업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재 주변에는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며, 그에 따른 직접적인 소비 지출과 일자리 창출, 지역 인프라 확충 효과가 발생합니다. 실제로 한국의 경주, 전주의 한옥마을, 공주의 백제문화유산구역 등은 대표적인 문화재 중심의 관광도시로 떠올랐으며, 이러한 흐름은 문화재 산업이 '경제적 자산'으로 재해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문화재 보존과 상업화 사이의 균형 문제, 과잉 관광으로 인한 훼손 위험, 수익의 지역 환원 문제 등 복합적인 과제가 공존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본 글에서는 문화재 산업과 관광 경제 간의 상관관계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문화재가 단지 '보존의 대상'을 넘어 경제 활성화의 '기회'로 기능하기 위한 조건과 방향성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1.문화재 산업의 정의와 확장 - 보존에서 활용까지의 흐름

문화재 산업은 전통적으로 '보존과 복원'을 중심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문화재를 훼손 없이 보전하고 후대에 온전한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 가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문화재의 역할은 단순한 역사적 보존에서 벗어나, 관광·교육·콘텐츠 산업과 연결되는 경제적 자산으로의 기능 확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문화재 산업의 범위도 '정적 보존'에서 '역동적 활용'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1.문화재 산업의 전통적 정의 - 보존과 복원의 중심축
과거의 문화재 산업은 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공공 정책 영역이었습니다. 이때 산업 구조는 다음과 같은 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문화재 조사 및 발굴: 역사적 가치와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학술 조사
· 보존 및 복원 기술 개발: 손상된 문화재의 복원과 유지 관리 기술
· 문화재 지정 및 법제화: 국보, 보물, 사적 등으로 지정하여 법적 보호 체계 마련
· 전시 및 교육 목적 활용: 박물관, 유물 전시 등 비상업적 활용 위주
이러한 산업 구조는 문화재를 '소극적 자산'으로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으며, 경제적 가치보다는 문화 정체성 보존과 교육적 기능이 강조되었습니다.
2.문화재 산업의 확장 - 콘텐츠와 관광 산업과의 결합
최근에는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특히 관광산업과 콘텐츠 산업의 접목을 통해 문화재 산업은 보다 폭넓은 산업군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 관광 자원화
대표적인 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지역의 관광 명소화입니다.
→ 경주의 불국사, 공주의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 전주의 한옥마을 등은 문화재 자체가 지역의 대표 관광 콘텐츠가 됩니다.
● 미디어 콘텐츠 활용
문화재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유물을 소재로 한 드라마·영화·웹툰 등이 등장하며, 문화재의 스토리텔링 자산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예: 드라마 <대장금>, <킹덤>, 게임 <문명 VI>의 한국 문화재 콘텐츠 탑재 등
● 디지털 문화재 산업
문화재를 3D 스캔, AR/VR, 메타버스 등 디지털 기술로 재현하여, 비접촉형 체험과 글로벌 확산이 가능해졌습니다.
→ 한국문화재재단은 주요 유적지를 가상현실로 구현해 전 세계에 전시 중
3.산업 생태계의 다변화 -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의 진입
문화재 산업의 경제적 잠재력을 인식한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들도 점차 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참여 주체 주요 역할
문화기술 기업 디지털 아카이빙, VR·AR 콘텐츠 제작, 메타버스 박물관 운영
관광 플랫폼 기업 문화재 기반 관광 코스 개발, 체험형 패키지 상품화
디자인 및 굿즈 업체 유물·유적을 활용한 굿즈 디자인, 브랜드 협업
스타트업 위치 기반 문화재 정보 앱, 다국어 오디오 가이드 등 서비스 개발
이처럼 문화재 산업은 전통적인 공공 중심 구조에서 민간 참여형 산업 생태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며, 기술·관광·디자인·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4.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 '보존 중심'에서 '활용 중심'으로
정부 정책도 문화재 산업의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 「문화재보호법」 개정: 일정 조건 하에 문화재 활용 사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편
· 문화재 활용 공모사업 확대: 지역 축제, 체험 프로그램, 야간 관람 등 문화재 활용 콘텐츠에 대한 예산 지원 증가
· 지역 문화재와 관광자원 연계 정책 강화: 문화재 주변의 인프라(숙박, 교통, 안내 서비스) 확충
→ 이는 문화재의 경제적 활용과 문화 정체성 보존의 균형을 추구하는 정책 기조의 변화를 상징합니다.
5.문화재 산업의 다층적 가치
현대의 문화재 산업은 이제 단일한 목적이 아닌 다층적 목표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가치 영역 설명
문화적 가치 전통과 역사, 정체성 보존
교육적 가치 시민의 역사 인식 함양, 세대 간 문화 전승
경제적 가치 관광 수입 창출, 일자리 형성, 지역 경제 활성화
외교·브랜드 가치 국가 이미지 제고, 문화 강국으로서의 위상 강화
이처럼 문화재 산업은 보존과 활용이라는 양극단의 가치를 통합하면서, 국가와 지역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강화 도구로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무리
문화재 산업은 더 이상 특정 기관이나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그것은 국민 전체가 함께 가꾸고 누릴 수 있는 공유 자산이며, 경제와 문화가 교차하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보존을 넘어선 활용, 그리고 활용을 통한 재투자와 보존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문화유산 산업화'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2.관광 산업에서 문화재의 경제적 가치 - 사례 중심 분석

문화재는 고유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기반으로 관광 산업의 핵심 자원이 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관람의 수준을 넘어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실질적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화와 체험 중심 여행 수요 증가로 인해 문화재는 '보고 느끼는 대상'에서 '경제적 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으며, 다양한 국내외 사례를 통해 그 가치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문화재 관광의 직접적 경제 효과
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관광은 크게 직접 소비 지출, 일자리 창출, 세수 증가로 이어지는 경제 효과를 낳습니다. 예를 들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역은 등재 이후 연간 방문객 수가 평균 20~30%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다음과 같은 수익 구조를 형성합니다.
항목 세부 내용
입장료 수입 문화유산 관람료, 해설 서비스 등
연계 소비 인근 숙박, 음식점, 교통, 기념품 등 지출
고용 창출 문화재 해설사, 운영 직원, 지역 가이드 등
파급 효과 관련 지역 경제 활성화, 부동산 가치 상승 등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경주 불국사 및 석굴암 권역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 1명당 평균 소비 지출은 약 150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며, 연간 수십만 명의 방문객 유입은 지역 경제에 수백억 원의 효과를 낳습니다.
2.국내 사례 분석
● 경주 - 역사문화 중심 관광지의 정석
신라시대 유적이 밀집된 경주는 대표적인 문화재 관광도시입니다.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대릉원 등 문화유산은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키며, 경주는 매년 약 1,2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야간 개장, 스토리텔링 해설, 문화유산 축제 등 콘텐츠 결합 전략을 통해 관광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있습니다.
→ 경제 효과: 관광 관련 산업(숙박·음식·가이드 등)의 고용 비율이 경북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음. 문화재 활용형 창업(전통 카페, 체험 상품 등)도 꾸준히 증가.
● 전주 한옥마을 - 전통 건축과 생활 문화 결합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한옥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주 한옥마을은 생활 문화재와 체험 관광을 접목한 성공 사례입니다. 문화재를 단순히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간 거주와 상업 활동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파급력을 극대화했습니다.
→ 경제 효과: 2019년 기준 연간 관광객 약 1,000만 명, 총 관광수입 7,000억 원 이상.
→ 지역 상권 활성화 및 청년 창업 비율 상승.
● 백제역사유적지구 - 다핵 분산형 유산의 관광 효과
공주, 부여, 익산에 흩어져 있는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광역 분산형 문화재 관광 모델입니다. 각각의 유적지를 문화관광벨트로 연결하고 교통·숙박·해설 서비스를 통합해 관광객의 체류 시간과 소비를 증대시켰습니다.
→ 경제 효과: 유네스코 등재 전후 외국인 방문객 수 40% 이상 증가, 숙박업 매출 2.3배 상승
3.해외 사례 비교
● 이탈리아 로마 - 세계유산을 통한 도시 브랜드화
로마는 콜로세움, 바티칸, 포로 로마노 등 세계적 문화재를 기반으로 연간 3,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관광 수입이 GDP의 약 6%를 차지합니다. 문화재 주변에 복합 상업시설, 박물관, 오픈마켓, 테마 투어 등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광객의 소비 유도력이 매우 높습니다.
→ 관광 콘텐츠로서 문화재의 활용도와 상업적 수용성의 조화가 매우 높은 사례
● 일본 교토 - 문화재와 도시 정체성의 통합
교토는 17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도시 자체가 전통 문화유산과 현대 상업 기능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문화재는 활용해야 보존된다'는 원칙 아래, 전통 건축과 마을 자산을 관광 자원화하면서도 엄격한 건축 규제와 브랜드 정책으로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문화재 유지관리 체계가 강한 특징
4.문화재 관광의 장기적 가치
문화재를 관광 산업에 통합하는 방식은 단기 수익 창출뿐 아니라, 지역 정체성 강화, 국제적 문화외교, 시민의 역사 의식 고양 등 장기적인 공공 가치를 창출합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관광의 핵심 자원으로서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문화재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소재'가 아니라, 경제를 순환시키는 구조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화재 중심의 관광 산업은 지역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며, 문화적 자산이 경제적 기회로 전환되는 실질적인 통로임을 다양한 사례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잉 상업화로 인한 훼손, 지역민과 관광객 간 갈등 등의 부작용도 상존하므로, 이를 균형 있게 설계한 문화재 관광 전략이 필요합니다.
3.문화재 중심 관광의 지역 경제 효과와 한계

문화재를 기반으로 한 관광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정체성 회복의 전략적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문화재가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때, 숙박·음식·교통·소비 인프라를 포함한 광범위한 산업군에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유발하며, 지역 일자리 창출과 재정 확대에도 기여합니다. 그러나 문화재 중심 관광이 과잉 상업화, 지역 공동체 갈등, 환경 훼손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경제 효과는 이중적인 양상을 띠기도 합니다.
이 장에서는 문화재 중심 관광이 지역 경제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동시에 그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적 한계와 리스크 요인을 함께 고찰해 보겠습니다.
1.문화재 관광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
● 지역 상권의 활성화
문화재 주변으로 관광객이 집중되면 자연스럽게 식음료 업소, 숙박업, 관광기념품점, 체험업체 등의 매출이 증가합니다.
→ 예: 전주 한옥마을의 상가 임대료는 문화재 관광지로서 알려지기 전보다 2.5배 이상 상승.
● 고용 창출
문화재 관련 해설사, 안내직원, 공연자, 관리 인력 등의 고용이 늘고, 그 외 관광 수요에 따른 간접 고용 효과도 폭넓게 나타납니다.
→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문화재 중심 관광이 활성화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관광산업 관련 일자리 비율이 평균 20% 이상 높음.
●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
문화재 관광지는 해당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외부에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며, 이는 곧 지역 특산품과 연계된 제품 판매, 농촌관광, 전통문화 체험 등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집니다.
→ 예: 안동 하회마을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전통·유교문화의 도시'라는 브랜드를 확립하며 농특산물 소비도 급증.
● 재정 자립 기반 확보
관람료, 관광세, 체험 프로그램 수익 등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재정 수입원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지역 문화재 관리와 기반시설 확충에 재투자되는 선순환을 유도합니다.
2.문화재 관광의 한계와 구조적 문제
● 관광 수익의 외부 유출
대형 프랜차이즈, 외지 자본, 비지역민 사업자들이 문화재 주변에 진출하면서 실제 수익이 지역 주민에게 환원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 '관광객은 많지만 지역은 가난하다'는 대표적 현상이 경주 일부 지역에서 보고됨.
● 상업화로 인한 문화재 훼손 및 가치 왜곡
방문객 증가로 인해 물리적 훼손, 주변 환경의 과밀화, 전통 경관 파괴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문화재가 오히려 상업적 연출물로 전락하는 문제도 나타납니다.
→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전통한옥이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으로 바뀌며 원래의 정체성 훼손 우려가 제기됨.
● 지역 주민과 관광객 간의 갈등
관광객 증가로 인한 소음, 쓰레기, 주차 문제 등 일상생활 침해가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하락하고, 문화재 관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 종로 북촌 한옥마을은 관광객 통행 제한 요청이 주민들에 의해 제기됨.
● 계절성과 편중된 수익 구조
대부분의 문화재 관광은 봄, 가을에 집중되는 계절적 수요에 의존하며, 축제나 대형 행사가 있을 때만 일시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연중 고르게 관광객을 유지하기 위한 콘텐츠 부족이 문제로 지적됨.
3.문화재 관광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건
전략 방향 세부 내용
지역 주민 참여 확대 문화해설사, 체험운영자, 가이드 등 주민 중심 운영 구조 마련
수익 공유 구조 설계 관광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 기금화, 인프라 투자 재원으로 환원
방문객 수용력 관리 사전 예약제, 입장 제한, 관광 분산을 통해 환경·문화재 보호
콘텐츠 다변화 야간 투어, 계절별 테마 기획, 비성수기 체험 프로그램 개발
지역 공동체 기반의 관광 정책 지방정부와 지역민이 공동 기획하는 형태의 거버넌스 확립
이러한 방향성은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문화재와 지역이 함께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4.사례로 보는 상생 모델
● 일본 나라현 - 관광수익 환원 시스템
일정 비율의 입장료 수익을 지역 마을 유지보수와 청년 창업에 재투자하며, 주민이 관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
→ 지역 경제 내 순환 구조 정착
● 독일 바이에른주 - 문화재 자원화의 공동체 모델
문화재 보존단체와 지방정부, 지역 기업이 협의체를 구성해 관광 수익의 사용처를 공동 결정하고, 주민 투표로 콘텐츠를 선정.
→ 지역 자산에 대한 공동 소유 의식 강화
마무리
문화재 중심 관광은 분명 지역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강력한 엔진이지만, 그 효과가 특정 주체에게만 집중되거나, 문화재의 원형과 지역 공동체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흘러간다면 장기적 지속성은 담보될 수 없습니다.
결국 문화재는 지역의 것이며, 지역 주민이 가장 먼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체감해야 진정한 관광 자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적 효율성'과 '문화적 정체성', '지역 참여'라는 세 축을 조화롭게 설계하는 전략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4.지속가능한 문화재 관광을 위한 정책 방향과 산업 전략

문화재는 보존의 대상이자 경제적 자산이지만,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과정에서 훼손과 상업화의 이중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문화재 관광이 일회성 흥행이나 단기적 수익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역과 상생하며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유지하는 정책적·산업적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이 장에서는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문화재 관광을 구현하기 위한 정책 방향과 산업 전략을 다각도로 제시합니다.
1.보존 중심에서 '보존+활용' 중심으로의 정책 전환
● 기존 정책의 한계
전통적인 문화재 정책은 보존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어, 실제 활용 가능성은 법적, 제도적으로 제약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관광·콘텐츠 산업과 접목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문화재를 '살아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고 활용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 제도 개선 방향
· 「문화재보호법」 내 활용 관련 조항 명확화 및 적용 범위 확대
· 문화재 활용 승인을 위한 객관적 기준과 심의체계 정비
· 활용 수익을 보존 기금으로 연계할 수 있는 기금운영 구조 마련
· 공공-민간 협업을 위한 법적 근거와 참여 유도 인센티브 제공
→ 핵심 과제: 보존과 활용의 균형을 제도화해 문화재를 '개발 가능한 공공재'로 포지셔닝
2.산업 전략 측면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
● (1) 콘텐츠 중심의 고부가가치 모델 확산
문화재를 단순 관람에서 벗어나 서사적 콘텐츠로 재해석하면, 관광 외에도 게임, 드라마, 웹툰, 전시, 교육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 IP(지식재산)화 전략과 결합한 문화재 콘텐츠 제작이 필요
예시:
· 백제 역사 유물을 활용한 AR 기반 체험형 전시 콘텐츠
· 조선 시대 왕실 유물 스토리로 만든 드라마형 관광 투어
· 문화재 기반 NFT 디지털 아카이브 사업
● (2) 디지털 기반 보존 및 체험 기술 도입
첨단 기술을 통해 문화재의 물리적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체험 기회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 3D 스캔, VR/AR, 디지털 복원 기술은 비대면 관광 및 교육에도 유리
예시:
· 메타버스 속의 경복궁 재현
· 모바일 앱 기반 GPS 연동 문화재 오디오 가이드
· 다국어 AI 해설 서비스 및 접근성 기술 도입 (청각·시각장애인을 위한 UX 설계)
● (3) 지역 거버넌스 기반의 운영 구조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문화재 운영 주체가 중앙 → 지역 공동체로 이동해야 합니다. 지방정부, 주민, 민간기업이 함께 기획·운영하는 거버넌스 구조는 관광 수익의 지역 순환과 사회적 합의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주체 역할
지방정부 문화재 활용 인허가, 기반시설 조성, 규제 조율
지역 주민 체험 운영, 해설사, 관광 관련 창업
민간 기업 콘텐츠 개발, 마케팅, 관광 상품화
● (4) 수익 배분과 재투자 시스템
문화재 관광으로 얻은 수익은 문화재 자체의 보존, 지역 인프라 개선, 주민 복지 등으로 재투자되어야 선순환 구조가 완성됩니다.
→ 예산 회계에 문화재 활용 기금 계정 신설, 주민 참여형 예산제 도입 고려
3.해외 정책 사례와 벤치마킹 가능성
● 일본 - '보존된 전통'의 관광 자원화
일본은 국가 지정 중요 전통 건조물군 보호 제도를 통해 전통 마을 전체를 관광 자원화하면서도, 건축 규제를 통해 원형을 유지합니다. 민관협력 재단이 관광 수익을 재정적으로 환원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음.
● 프랑스 - 루브르 박물관의 운영 구조
국가가 소유하고, 민간 기업이 관리와 콘텐츠 운영에 참여하는 공공-민간 혼합 모델을 통해 박물관 수익을 문화재 보존에 재투자. 동시에 VR 투어, 글로벌 전시 순회 등으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들어냄.
4.기후 변화와 문화재 관광의 새로운 과제
문화재 관광도 기후 위기와 환경 지속성이라는 글로벌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 관광객 과잉 방문으로 인한 문화재 및 생태 훼손
· 야외 유적지의 기후 손상(침수, 고온화, 대기오염 등)
→ 이에 따라 에코투어리즘(Ecotourism) 원칙을 접목한 문화재 관광이 요구됩니다.
대응 전략 예시:
· 탐방객 수 제한, 예약제 운영
· 친환경 교통수단 연계
· 탄소배출 저감형 관광 인프라 설계
· 기후 복원형 보존 기술 도입
정리하며
문화재 관광이 지속가능하려면, '관람'에 그치는 구조에서 벗어나 보존과 활용, 주민 참여와 기술 도입, 수익 순환과 거버넌스를 통합한 전략적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관건은 문화재를 역사 자산에서 경제·사회·환경을 아우르는 복합 자산으로 재정의하고, 그에 걸맞은 정책과 산업 설계를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문화재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의 시대를 지나, 어떻게 함께 살아가며 성장시킬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문화재와 관광의 공존, 지역과 미래를 잇는 지속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

문화재는 과거의 유산이자 미래의 자산입니다. 단순한 보존의 틀에 갇혀 있던 문화재가 오늘날 관광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전환되면서, 문화재 중심 관광은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경주, 전주, 공주 등 국내 사례뿐 아니라 일본 교토, 프랑스 루브르 등 해외 사례에서도 확인되듯, 문화재는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며 고용과 세수를 창출하는 실질적인 경제 성장의 기초가 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합니다. 상업화에 따른 정체성 훼손, 주민과 관광객 간의 갈등, 수익의 외부 유출, 환경·문화재 훼손 문제는 '성장'이 반드시 '지속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관광이 과잉되면 문화재는 소모되고, 지역은 피로해지며, 결국 산업 자체의 존속 가능성이 위협받게 됩니다.
따라서 향후 문화재 관광이 나아가야 할 길은 보존과 활용, 경제성과 공동체성, 지역과 글로벌 수요 사이의 균형을 세밀하게 조율하는 것입니다.
· 정책적으로는 문화재 활용에 대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수익 환원 구조를 투명하게 설계해야 하며,
· 산업적으로는 콘텐츠 고도화, 디지털 기술의 도입, 지역 중심 거버넌스를 통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합니다.
문화재는 단지 과거의 기록물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과 연결되고, 관광객에게는 살아 있는 문화 경험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이 주체가 되고, 방문객은 존중하며, 정책은 조율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문화재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명소'에서, 지역과 국가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끄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